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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finder glory hole 2008.03.13 03:08 신고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우수한 일! 감사!

  2. south carolina gay clubs 2008.05.23 05:18 신고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재미있는 아주 지점. 감사.

001


 - 땅! 땅! 땅!!

" 휴.. 역시 쉽지 않은 일이야... 그래도 굴러다니는 쇠똥마냥 흔한 기회도 아니고.. "

간단한 겉옷만 걸치고 있는 그의 몸은 화덕의 열기에 얼마나 그을렸는지 온통 구릿빛 일색이었다.

척 보기에도 그다지 흔치 않아보이는 물건이 그의 손에 들린 연장의 끝에 단단히 붙잡혀 있었다.

불기운 때문인지 불그스름한 듯 하면서도 번쩍거리는 은색의 그것의 길이는 족히 석 자(尺)는 되어보였다.

그리고 얼마나 두드렸는지 모를만큼 겉 표면은 엉망이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눈빛은 흡사 장인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.

" 이 짓도 이제 사나흘정도면 되렸다.. 어디서 이런 물건을 구해오셨는지 참... "

어느덧 보름하고도 하루..

한낱 대장장이에 불과한 그에게 어딘가 그을린듯한 금속 덩어리 둘과 조각난 파편 한 웅큼을 가지고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숙부였다.

불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신 분이었기에 또 다른 훈련이 시작되는가보다 했던 그에게 숙부라 불리운 남자는 한 달 안에 그것으로 검으로 만들라 주문했다.

하지만 왠걸.. 아무리 풀무질을 해도 그 금속은 색깔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..

그제서야 보통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사내는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.

" 음.. 숙부님이 괜히 이걸 맡긴 게 아닌게야... 에휴.. 한 달 동안 풀무질만 하다가 타 죽겠구만.. "

그러길 보름하고도 하루, 아니 이제 이틀째..

언제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, 더군다나 함부로 쓰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던 특상급의 가마 사용을 허가받고서야 마음먹고 풀무질을 해대던 게 여드레째..

녹을 기미조차 안보이던 것들이 그동안 불만 지피느라 녹초가 되어버린 그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듯 파편이나마 구슬모양으로 또르르.. 굴러다니기 시작했다.

그러기를 또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자 거의 다 녹아내렸지만 평소처럼 확인차 쇠막대기를 가지고 휘저을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.

그만큼 은색이 분명한 그것의 열기는 대단했다.

사내는 특수제작된 그 풀무가마의 뚜껑을 길쭉한 쇠지렛대로 들어올렸다.

하루에도 꼬박 두 번씩은 들어올렸던 뚜껑이건만 이번엔 왠지 위태위태한 것이 금방이라도 부스러져버릴 것만 같았다.

아니나 다를까..

옆에 탁 내려놓자마자 여기저기 갈라지면서 푸석푸석 가루가 되어버렸다.

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사내는 이내 결심한 듯 기울일 수 있게 만들어진 내부 가마를 조심스레 기울였고 은색 액체는 흘러내리면서도 금세 걸쭉해져 천천히 검틀을 구석구석 메웠다.

그 흐름을 찬찬히 지켜보던 사내의 눈에는 곧 이채가 서렸다.

부어진 액체는 틀을 채우기가 무섭게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이다.

더군다나 검신을 만들기 위한 틀은 이내 깨져버리고 말았다.

한번도 본적이 없는 일이었다. 그 튼튼한 거푸집이 깨져버리다니..

하지만 넋 놓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.

바로 연장을 들고 이 신기하기 짝이 없는 금속을 제대로 벼려내야 했던 것이다.

그렇게 불에 집어넣었다 뺏다 하며 두드리기를 엿새째.

그제서야 왠지 몸서리쳐질만한 날카로움이 언뜻 언뜻 비치기 시작했다.

사내는 왜 숙부님이 한달이라는 긴 시간을 주셨는지 알 수 있었다.

그렇게 단 하나의 물건에만 매달린지 한 달이 되는 날..

그는 자신에게 주어져 있다 여겨지는 모든 힘과 정성을 쏟아 그야말로 완벽한 검신을 만들어냈다.

그동안 벼려왔던 기존의 검신과는 다른.. 완벽한 은색... 게다가 그 날카로움이란..

몇번을 실험해 봤지만 떨어지는 꽃잎마저 깨끗하게 둘로 갈라버리는 그야말로 명검이 만들어진 것이다.

은은한 분위기에 빠져 검신을 바라보던 그는 자신의 얼굴을 뚜렷이 바라볼 수 있다는 걸 알아챘다.

거울.. 엄청난 귀품, 대장장이인 자신조차 제대로 된 거울은 그다지 보지 못했는데...

이건 그 어떤 거울보다도 백배 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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약속했던 한달에 하루가 더 지나자 사내의 숙부라 했던 장신의 사내가 대장간을 찾았다.

" 이보게~ 조카, 그 동안 잘 지냈나? 음.. 얼굴을 보아하니 고생 좀 한 모양이군.. "

" 아이구, 숙부님.. 말도 마십시오.. 한 달입니다.. 한 달!! 제가 비록 숙부님께 불 다루는 걸 배우긴 했지만 이런 물건은 정말 처음입니다. 아주 불에 타 죽는 줄 알았다구요~"

" 하하.. 이거 정말 미안하네.. 그게... 자네 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서 말이지... "

" 뭐.. 숙부님의 말씀인데 할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~ 어쨌거나 이 놈 이거 정말 대단한 물건이었습니다. 평생에 한 번 경험하기 힘든 녀석이었으니까요. "

" 그렇지? 하하하.. 실은 나도 역시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네... 하지만 몸은 하나이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나.. 게다가... "

잠시 말을 끊고 지긋이 사내를 바라보던 숙부의 눈매가 잠시 부드러워졌다.

사내는 연신 검신을 바라보느라 그 낌새를 알아차리지는 못했지만 탁자 위에 올려놓은 검신은 곧 숙부의 시선마저 사로잡았다..

" 사실 검의 손잡이 덮개까지 만들고 싶었지만.. 도저히 어울리는 걸 못구하겠더군요. 아무래도 마무리는 숙부님께서 해주셔야겠습니다. "

" 뭐 그럴 것 있나.. 손잡이는 내 주문한 대로의 모양을 갖추었으니 일단은 대충 헝겊이라도 감아서 쓰도록 하게. "

" 에이.. 그래도 그렇지요. 이정도 검이라면 그에 걸맞는 손잡이가 있어야.. 예? "

눈가에 부드러운 웃음을 가득 담고 사내를 바라보던 숙부의 입술이 다시 열렸다.

" 하하하.. 이 못난 숙부가 조카한테 주는 마지막 선물일세.. "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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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chaser chubs 2008.03.13 06:00 신고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좋은 위치! 너를 감사하십시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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